아이오닉 5가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활짝 연 '개척자'였다면, 기아 EV6는 그 뒤를 이어 '전기차도 이렇게 스포티하고 멋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임 체인저'입니다. 낮고 넓게 깔린 쿠페형 SUV 디자인은,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난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도로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냅니다.
아이오닉 5와 마찬가지로, EV6 역시 신차의 긴 출고 대기 때문에 상태 좋은 '준신차급' 중고 모델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스타일과 운전의 재미를 모두 잡고 싶은 당신을 위해, EV6 중고 구매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아이오닉 5와의 비교 포인트를 짚어드립니다.
같은 뼈대, 다른 영혼: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전기차는?
EV6와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배터리, 모터 등 핵심 부품을 공유하는 '형제차'입니다. 따라서 10년/20만km의 배터리 보증 정책이나, 초고속 충전 성능, 기본적인 주행 가능 거리 등은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두 차는 지향점이 전혀 다른,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차입니다.
비교 포인트 1: 디자인 - '미래적 레트로' vs '미래적 스포티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콘셉트카 '포니'를 재해석한, 직선적이고 각진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복고풍(레트로)이면서도 미래적인, 독창적인 CUV 스타일이죠.
EV6: 반면 EV6는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낮고 넓은 차체와 날렵한 루프 라인을 자랑합니다. 근육질의 휀더와 역동적인 캐릭터 라인은 '달리기'를 위해 태어난 스포츠카의 감성을 물씬 풍깁니다.
비교 포인트 2: 실내 공간과 구성 - '거실' vs '콕핏'
두 차량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실내 공간의 철학입니다.
아이오닉 5 (거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한 '평평한 바닥(Flat Floor)'과, 앞뒤로 140mm나 움직이는 센터 콘솔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마치 움직이는 '거실'과 같은 개방감과 공간 활용성을 제공합니다. 특히 2열 레그룸은 대형 세단 못지않게 광활합니다.
EV6 (콕핏): 운전자를 향해 살짝 휘어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운전석과 조수석을 명확히 구분하는 높고 고정된 센터 콘솔은 마치 전투기 조종석('콕핏')에 앉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운전자 중심의 스포티하고 아늑한 공간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더 매력적입니다.
비교 포인트 3: 주행 감각 - '편안함' vs '탄탄함'
같은 뼈대지만, 주행 감각의 세팅은 정반대입니다.
아이오닉 5 (편안함):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일상적인 주행이나 가족을 태웠을 때 편안함을 주는, 전형적인 '패밀리카'의 성향입니다.
EV6 (탄탄함): 아이오닉 5보다 서스펜션이 더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노면의 정보를 더 직설적으로 전달하며, 코너링 시 차체를 잡아주는 느낌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스티어링 휠(핸들)도 더 묵직하여,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운전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확실한 만족감을 줍니다.
비교 포인트 4: 편의 기능의 작은 차이 - '실내 V2L'의 유무
실용성 면에서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드는 부분입니다. V2L(Vehicle-to-Load)은 차량의 전기를 외부에서 사용하는 기능입니다.
아이오닉 5: 외부 충전구 어댑터와 더불어, 2열 시트 하단에 실내용 220V 콘센트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차 안에서 노트북을 쓰거나, 아이들 장난감을 충전하는 등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EV6: 실내 V2L은 상위 트림의 선택 옵션입니다. 대부분의 중고 EV6는 외부 충전구에 어댑터를 연결하는 방식의 '실외 V2L'만 사용 가능합니다. 캠핑이나 차박 시 실내에서 전기를 자주 사용할 계획이라면, 이 부분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이 답을 알고 있다
EV6와 아이오닉 5, 두 차는 현대-기아차가 얼마나 영리하게 같은 플랫폼으로 다른 성격의 차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입니다.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당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 달려있습니다.
최대한의 공간 활용성, 가족과의 편안함, 움직이는 생활 공간을 원한다면 → 아이오닉 5
시선을 사로잡는 스포티한 디자인, 운전의 즐거움, 운전자 중심의 공간을 원한다면 → 기아 EV6
두 모델 모두 배터리 보증이나 기본적인 점검 사항은 동일하니, 이제 당신의 마음에 더 끌리는 차를 선택할 시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두 차량의 실제 주행 가능 거리는 차이가 있나요? A1: 동일한 배터리 용량(롱레인지 기준 77.4kWh)과 모터를 사용하므로, 공식적인 주행거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EV6가 공기저항계수(Cd)가 더 낮아, 고속도로 항속 주행 시 EV6의 전비(연비)가 미세하게 더 잘 나온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물론 이는 운전 습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Q2: EV6 실내가 정말 아이오닉 5보다 많이 좁은가요? A2: '좁다'기보다는 '아늑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아이오닉 5의 휠베이스(축간거리)가 10cm 더 길어, 2열 레그룸은 아이오닉 5가 확실히 더 넓습니다. 하지만 EV6 역시 성인 남성이 앉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넉넉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다만, 아이오닉 5의 '광활한' 느낌이 없을 뿐입니다.
Q3: 고성능 모델인 '아이오닉 5 N'과 'EV6 GT' 중고는 어떤가요? A3: 두 모델은 일반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고성능 슈퍼카'의 영역에 있는 차입니다. EV6 GT가 '엄청나게 빠른 GT(장거리 여행차)'라면, 아이오닉 5 N은 서킷 주행까지 염두에 둔 '펀카(Fun Car)'의 성격이 훨씬 강합니다. 중고 시장에서도 가격대가 매우 높고, 특수한 성격의 차량이므로 일반적인 패밀리카를 찾는다면 굳이 고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Q4: EV6는 초기 모델부터 히트 펌프가 기본이라던데, 사실인가요? A4: 네, 사실입니다. 아이오닉 5는 초기 모델에서 '히트 펌프'가 선택 옵션이었던 반면, EV6는 출시 초기부터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되었습니다. 히트 펌프는 겨울철 난방 시 배터리 효율 저하를 막아주는 중요한 장치이므로, 겨울철 주행거리에 민감하다면 이는 EV6의 명백한 장점입니다. (물론 아이오닉 5도 대부분의 중고 매물에 해당 옵션이 들어가 있습니다.)
Q5: 중고차 시장에서 두 차량의 가격 방어율은 어떤가요? A5: 두 모델 모두 엄청난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감가율이 낮은 '가격 방어 우등생'입니다. 현재까지는 비슷한 연식과 주행거리일 때 두 차량의 가격대가 거의 비슷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가격 방어율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나의 취향에 더 맞는 디자인과 실내 구성을 가진 차를 선택하는 것이 만족도가 높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