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면 그랜저 한번 타봐야지."
우리나라에서 '그랜저'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릅니다. 쏘나타가 '성실한 아버지의 차'라면, 그랜저는 '성공한 아버지의 차'로 불리며 한 세대 동안 부와 성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수많은 모델이 거쳐갔지만, 그중에서도 2019년 말에 등장한 '더 뉴 그랜저(IG 페이스리프트)'는 역대급 성공을 거두며 그랜저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파격적인 '파라메트릭 쥬얼' 그릴과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이게 페이스리프트가 맞냐"는 찬사를 받았던 바로 그 모델. 어느덧 시간이 흘러 신형(GN7)에게 자리를 물려준 지금, 더 뉴 그랜저는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빛나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매물로 떠올랐습니다.
과연 2025년 현재, '더 뉴 그랜저 IG'를 사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실제 유지비와 감가 방어율, 그리고 고질병까지 속 시원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아직도 설레는 디자인, 구형 같지 않은 '세련미'
더 뉴 그랜저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디자인입니다. 마름모꼴 패턴이 그릴과 헤드램프에 통합된 전면부 디자인은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으며, 오히려 최신 차량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냅니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매끄럽게 이어진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고급스러운 가죽과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운전자에게 '성공의 상징'을 타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신형 GN7이 '각 그랜저'의 향수를 자극한다면, 더 뉴 그랜저는 유려하고 세련된 현대적 감각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파워트레인: 가장 대중적인 '2.5 스마트스트림' 제대로 알기
더 뉴 그랜저의 심장은 여러 가지지만, 중고 시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2.5 가솔린 스마트스트림' 엔진입니다.
성능: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kg.m의 성능은 폭발적이기보다는 '여유로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부드러운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숙하고 편안한 주행 질감을 선사하죠. 패밀리 세단으로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세팅입니다.
선택지: 강력한 V6 엔진의 감성을 원한다면 3.3 가솔린을, 압도적인 연비를 원한다면 2.4 하이브리드 모델도 훌륭한 대안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 실제 유지비와 감가 방어율 분석
1. 실제 유지비, 한 달에 얼마면 될까? (2.5 가솔린 기준)
자동차세: 1년 약 65만 원 (연납 시 할인). 한 달에 약 54,000원.
보험료: 30대 중반, 운전 경력 5년 이상 기준 연 70~90만 원 내외. 한 달에 약 6~8만 원.
유류비 (연 15,000km 주행 기준): 공인 연비 11.9km/L, 휘발유 1,700원/L 기준으로 계산 시 월 약 18만 원.
월평균 유지비 총합 (할부금 제외): 약 30만 원 내외
여기에 엔진오일 등 기본적인 소모품 교체 비용(연 20~30만 원)을 더하면 연간 유지비를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준대형 세단임을 고려할 때, 생각보다 합리적인 수준의 유지비입니다.
2. 감가 방어율: "역시 그랜저!"
그랜저는 전통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감가 방어의 제왕'입니다. 더 뉴 그랜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25년 6월 현재 시세 (2021년식, 5~7만 km 기준): 약 2,500만 원 ~ 3,100만 원 (등급 및 옵션에 따라 상이)
신차 출고가 (당시 약 3,600~4,500만 원) 대비, 4년이 지난 시점에도 약 65~70% 수준의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급 경쟁 모델이었던 K7 프리미어보다도 방어율이 높아, 나중에 다시 차를 되팔 때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을 가집니다.
중고 구매 전 필독! '2.5 엔진 오일 감소' 이슈
더 뉴 그랜저 구매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바로 '2.5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오일 감소' 이슈입니다. 일부 초기 생산 모델에서 엔진 오일이 비정상적으로 소모되는 현상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중대한 결함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체크포인트:
현대차의 조치: 현대차는 해당 이슈에 대해 ECU(엔진 제어 장치) 업데이트, 개선된 피스톤 링 적용, 심한 경우 엔진 교환(숏 엔진) 등의 무상수리를 진행했습니다.
구매 시 확인 사항: 구매하려는 차량의 정비 이력서를 통해 해당 무상수리를 받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이력이 없다면, 구매 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엔진 상태를 정밀 점검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 외: 간혹 발생하는 내비게이션 먹통 현상이나 전자 장비의 작은 오류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 가능하므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닙니다.
최종 결론: 지금 '더 뉴 그랜저'를 사야 하는 이유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엔진 오일 감소 이슈라는 명확한 단점이 있지만, 해당 문제가 해결된 매물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더 뉴 그랜저는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신형(GN7)의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그에 준하는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분: 3천만 원 전후의 예산으로 신차 5천만 원급의 디자인과 편의 기능을 누릴 수 있습니다.
패밀리카로서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분: 넓은 2열 공간과 정숙한 주행감은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어느 자리에 가도 어울리는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는 분: '그랜저'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과 무게감은 여전합니다.
더 뉴 그랜저는 한 시대의 '성공'을 정의했던 자동차입니다.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바래지 않습니다. 꼼꼼한 확인을 통해 좋은 매물을 고른다면, 앞으로 몇 년간 당신의 일상에 높은 만족감과 자부심을 선사할 것입니다.
더 뉴 그랜저 IG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그랜저 2.5 엔진 오일 감소 문제, 무상수리 받았다면 안심해도 되나요? A. 네, 개선품으로 교환받거나 ECU 업데이트 등 공식적인 조치를 받은 차량이라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차인 만큼, 구매 전 시운전을 통해 엔진 소음이나 진동을 확인하고, 카센터에서 엔진 상태를 한 번 더 점검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2. 2.5 가솔린, 3.3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중 뭐가 제일 좋은가요? A. 가장 무난하고 합리적인 선택은 2.5 가솔린입니다. 세금, 연비, 정비성 모든 면에서 밸런스가 좋습니다. 시원한 가속력과 V6 엔진의 부드러움을 원한다면 3.3 가솔린을, 시내 주행이 많아 유류비 절감이 최우선이라면 2.4 하이브리드를 추천합니다. (단,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보증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Q3. 동급인 K7 프리미어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A. K7 프리미어는 조금 더 스포티하고 젊은 감각의 디자인과 주행감을 가졌습니다. 반면, 그랜저는 더 중후하고 편안한 승차감에 강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중고차 가격으로, 그랜저의 감가 방어율이 더 높아 K7이 조금 더 저렴합니다.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한다면 K7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Q4. 그랜저 IG 중고차, 어떤 등급(트림)을 사는 게 가장 좋은가요? A. '익스클루시브' 등급 이상을 추천합니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통풍 시트, 전동 트렁크 등 선호도 높은 옵션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산이 허락한다면 모든 옵션이 다 들어간 '캘리그래피' 등급은 신차급의 만족감을 줍니다.
Q5. 뒷좌석 공간은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충분한가요? A. 네, 아주 넉넉합니다. 그랜저는 전통적으로 넓은 2열 공간을 자랑하는 모델입니다. 성인 남성이 타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롭고, 카시트를 설치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어 패밀리카로서 최고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